[월가 인사이드]
호주, 또다시 ‘깜짝’ 금리 인상
확산하는 ‘동결 후 재인상’ 시나리오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호주 중앙은행, 어제 시장 예상을 깨고 깜짝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지난 3월 금리 동결에 나선 이후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건데요.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에는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발표합니다. 캐나다 역시 동결 후 금리 재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호주 중앙은행의 결정을 짚어보고, 확산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의 '동결 후 인상'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호주 중앙은행. 현지 시각 6일인 어제 통화 정책회의를 가졌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에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 동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섰고요. 이로써 호주의 기준금리는 기존의 3.85%에서 2021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인 4.1%로 올랐습니다. 앞서 호주는 지난 4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는데요.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 동결에 나섰고, 따라서 당시 시장에서는 긴축이 끝났다는 기조가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동결 결정과 함께 나온 호주 중앙은행의 성명서. 그리고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의 기조 역시 매파적이었습니다.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지만, 고집스러울 정도로 높다고 강조했는데요. 인플레이션 억제에 방점을 두며 긴축 의지를 나타낸 겁니다.
호주 중앙은행 총재가 언급했듯,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에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있는데요. 호주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6.8% 상승으로, 예상치를 상회했는데요. 미국, 캐나다 등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블룸버그는 호주 중앙은행이 추가 긴축 없이는 2025년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에서 3% 수준으로 낮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진단했는데요. 특히 이번 성명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문구가 빠졌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뿐만 아니라, 물가가 여기서 추가로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습니다. 블룸버그는 호주가 다음 달부터 법정 최저임금을 5.75% 인상하기로 한 점을 들며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적했고요. 또, 호주 주택 가격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3개월 연속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높은 저축액과 낮은 실업률에 아직 호주 경제가 버틸 수 있을 거란 판단 역시 기저에 깔려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렇게 호주가 금리 중단 후 인상에 나선 배경에 대해 짚어봤는데요. 현지 시각으로 7일,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11시에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요. 캐나다는 지난 3월 기준 금리 동결에 나섰습니다. 이후 지난 4월에도 금리를 4.5% 수준으로 유지했는데요. 이번 회의 전망을 두고는 동결을 전망하는 쪽이 좀 더 우세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이 만약 동결에 나선다고 해도 시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매파적일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금리를 동결해도 이후 9월 전 회의에서 다시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17명 중 절반이 9월 전까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 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지난 3월 설문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동결 이후에 금리 인하에 나서리라 전망한 것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4월에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고, 주택 가격도 다시 반등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캐나다도 금리 동결 후 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미국에서도 기준금리 동결 후 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0%입니다. 하지만, 긴축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고용 지표들이 강하게 나오면서 6월 금리 동결 후 7월 인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회의서 기준금리 상단이 현재의 5.25%에서 5.5%로 오를 가능성은 54%로, 7월 동결 가능성보다 높습니다. 여기에 상단이 5.75%까지 오를 가능성도 11%나 있는데요.
연준 인사들은 모든 건 데이터이 달려있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물가와 노동 지표 외에도 연준의 결정에 변수가 될 부수적인 요소들이 부각을 받고 있는데요.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됐죠. 따라서 미국 재무부는 국채를 대거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이 시장에서 줄어들게 되는데요.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약 0.25%포인트 금리 인상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지난 3월 있었던 은행 사태로 기업 및 가계 대출 요건이 강화됐죠. 이 역시 유동성 축소로 기준 금리 인상의 효과가 있는데요. 이렇게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를 내는 변수들이 있어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앞서 언급한 사실상 긴축 요소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들…. 특히 물가 지표는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