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박주호 은퇴식…나은·건후도 떴다

입력 2023-06-06 22:35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수원FC 박주호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수원FC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에 1-3으로 졌다.전·후반 91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박주호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박주호는 경기 뒤 은퇴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계속 세우고 도전해왔고,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다. 선수 때는 늘 나에게 60∼70점을 줬지만, 오늘만큼은 후회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1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부터 은퇴를 생각했지만, 아팠던 아내 때문에 은퇴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는 싫었다"며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경기를 뛸 수 있을지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버겁다고 판단했다"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주호는 K리그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울산 시절이던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수원FC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21년 7월 25일 울산에 5-2로 대승을 거둔 경기를 언급했다.

박주호는 딸 박나은·건후 남매의 반응도 소개했다.

그는 "나은이가 처음에는 '돈을 앞으로 어떻게 벌 거냐'고 물었지만, 이내 '고생했다'고 안아줬다"며 "'다른 일을 여러 가지 해보겠다'고 나은이에게 답하자 '그래도 요리는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또 "요즘 축구에 빠진 건후가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며 울음을 터뜨리려고 하길래, '대신 너와 축구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고 하자 좋아하더라"라며 흐뭇해한 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계획은 없다. 이번 달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008년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박주호는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이상 일본)를 거쳐 2011년부터 FC바젤(스위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등 유럽에서 활약한 뒤 2018년부터는 울산을 통해 K리그를 밟았다. 200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고 같은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15 아시안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