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후 행인 3명 자동차로 '쾅쾅쾅'…항소심 결과는

입력 2023-06-04 10:23
수정 2023-06-04 10:28


마약 투약 후 길거리에서 처음 본 택시 운전기사와 승강이를 벌이다 화가 난다며 길가에 서 있던 사람들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2부(김동규 허양윤 원익선 고법판사)는 살인미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감경했다.

A씨는 지난해 5월께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를 투약한 뒤 주거지 근처 편의점 앞에 서 있던 40대 택시 기사 B씨와 그의 지인 C씨를 자신이 몰던 차량으로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뒤이어 맞은편 도로의 건물 주차장으로 재차 차를 몰았고, 그곳에 서 있던 40대 C씨를 차로 친 뒤 차에서 내려 바닥에 쓰러져있는 C씨에게 욕을 하며 몸통을 발로 밟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범행에 앞서 집 주변을 걸어 다니던 중 B씨에게 "커피를 달라"고 요구했다가 무시당하자 길가에 주차된 B씨가 소유한 택시 운전석에 탔는데, B씨가 제지하자 화가 난다며 집에서 차를 끌고 나와 이런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등 피해자 3명은 각각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소한 이유로 화를 참지 못해 살인미수 범행에 이르렀고,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 정도도 중하다"며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범행 당시 마약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원심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 후 피해자 2명과 합의해 양형 조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며 징역 6년으로 형량을 낮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