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의 한 면사무소를 찾은 민원인이 공무원들이 먹고 있던 수박을 자신에게 권하지 않았다며 민원을 제기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서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신랑 부탁으로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려고 오랜만에 방문한 면사무소였다"며 "10명 정도 공무원이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기다리는 동안 단 한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며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번쯤은 권하지 않나요? 먹어야 맛이 아니죠"라고 했다.
그는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며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싶어 괘씸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똑똑한 친구들이라 사태를 파악해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으니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대민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다음 세대들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단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몰라도 너무 모르는, 민원인을 섬기는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낸 세금이 왜 이렇게 아까운지"라며 "수박껍질 정리하면서 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리까는 거 보면 조금의 양심은 있었나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요?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요?"라며 "연수는 왜 받으러 가냐. 아무것도 배워오는 게 없는 것 같구먼"이라며 불만의 글을 맺었다.
A씨의 글이 알려지며 서산시청 게시판에는 해당 민원을 비판하고 공무원을 응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거나 "혼인신고 할 때 담당 공무원이 축하 안 해줬다고 민원 넣은 사례 다음으로 가장 어이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