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이달부터 모든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통합 전산개발에 착수합니다.
빅테크사 중심의 간편결제 생태계를 카드사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힘을 합쳐 마련한 대응책 중 하나인데, 이미 페이서비스에 길들여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빼앗아오기엔 쉽지 않아보인다는 지적입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카드 앱을 구동하면 현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QR 메뉴가 뜹니다.
국내 7개 카드사들은 그 동안 제각각이었던 이 QR 시스템을 통일 규격에 맞추기 위해 이달 TF를 구성하고 전산개발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각 카드사 앱에서는 비접촉이나 바코드, QR 등 세 가지 방식으로 현장에서 결제가 가능한데, QR의 경우 가맹점별로 호환 여부가 달라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일된 규격의 QR 시스템이 보급되면 앞으로는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사 앱을 통한 QR결제가 가능해집니다.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가 이미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QR카드'를 꺼내든 것은 QR에 익숙한 젊은층과 중국인 관광객 등 일부 수요를 자체 앱카드으로 끌어오기 위해섭니다.
중국의 경우 모든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일찍부터 스마트폰 기반의 QR결제가 보편화됐고, 이를 기반으로 한 위챗과 알리페이가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애플페이가 국내 카드사에 0.15%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이에 따라 삼성페이도 유료화를 추진 중인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간편결제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자체 앱카드 결제를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미 비접촉 방식에 익숙한 국내의 경우엔 QR로 결제수단을 전환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 : 공통 규격이 마련되면 아무래도 카드앱 이용에 있어서 대면결제 하기가 조금 더 쉬워질 것으로 보여지긴 하는데, 아무래도 QR보다는 최근에 페이 수단, 비접촉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기시간도 짧고 보안에도 편리하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이용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기엔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다만 카드업계는 당장 QR 결제 점유율이 늘진 않더라도, 실물카드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결제수단을 미리 개발해 선점하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 : 카드를 굳이 안 들고 다녀도 된다는 시점이 오겠죠. 그 시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느냐, 아니면 계속 기술을 개발하고 가맹점을 확대하면서 그 시점까지 가느냐는…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계속 도전하는거죠.]
아울러 앞서 카드사들이 하나의 앱에서 타사 카드까지 결제가 가능한 오픈페이를 내놓은 만큼, QR결제와 접목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