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위치한 금융 공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명문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은 부산에 금융 자사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명문 자사고 설립은 지역의 우수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과 금융기업 부산 이전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설립 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 중인 하늘고를 비롯해 대기업이 출자한 전국구 자사고들을 모델로 검토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자사고의 위치를 서부산권에 두고 이전 금융 기관 자녀와 부산을 포함한 전국의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부산 이전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주 금융기업 대부분이 자사고 설립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시교육청과 실무자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의 성격, 입학 자격과 선발 방법, 고교 서열화 등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부산에는 해운대고가 자사고로 운영되고 있으나, 최근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하거나 정원을 겨우 채울 정도로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부산 교육계는 해마다 지역의 우수 인재들이 다른 지역 명문 자사고로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금융 자사고가 이를 해결할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금융 공기업들과 자사고 설립 관련 협의를 한 건 맞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자사고는 해당 법인이 학교 설립 계획을 세워 교육청에 제출하면 적절성 여부를 따져 허가 여부를 정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