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9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연봉으로 '세기의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한 알나스르의 올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리그 우승이 좌절됐다.
알나스르는 2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의 프린스 무함마드 빈 파흐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 29라운드 알이티파크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정규리그를 1경기 남겨둔 알나스르(19승 7무 3패·승점 64)는 2위가 확정됐다. 최종전을 이겨도 선두 알이티하드(21승 6무 2패·승점 69)를 넘을 수 없다.
이날 이겼다면 승점이 66이 돼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극적인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30개 슈팅·8개 유효슈팅 속 1득점에 그치며 올 시즌 우승 도전을 마쳤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8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팀에 절실했던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수뇌부와 갈등 속 지난해 말 알나스르로 이적한 호날두는 이후 리그 16경기에 출전, 14골을 넣었다.
리그 선두를 달리던 알나스르는 올해 1월 초 호날두의 입국을 알리며 "유럽을 정복한 호날두가 아시아 정복이라는 새로운 임무 수행에 나섰다"며 기대에 부풀었지만 최종 순위는 오히려 한 계단 떨어지게 됐다.
알나스르를 누르고 정상에 선 알이티하드의 사령탑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지도했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다.
AP통신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팀의 첫 우승을 이끈 산투 감독은 "활약해준 선수들과 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 초반부터 모든 사람이 정말 열심히 했다"고 기뻐했다.
리그 우승 실패로 알나스르는 올 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지난달 사우디 국왕컵 4강전에서 알와흐다에 0-1로 패해 탈락했다.
당시 호날두를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운 알나스르는 24개 슈팅을 쏟아냈지만 1골을 만들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올 시즌 국왕컵 왕좌는 결승에서 알와흐다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알힐랄에게 돌아갔다.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그친 탓에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지난 24일 우리나라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가 뛰는 알샤바브를 3-2로 꺾은 후 "사우디 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고 세계 5대 리그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