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을 달아오르게 한 2차전지주가 반도체에 주도주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가 집계하는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이달 들어 6.95% 상승했다.
'KRX 반도체 TOP 15'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SK스퀘어[402340], DB하이텍[000990], 한미반도체[042700], HPSP[403870], 리노공업[058470], LX세미콘[108320], 원익IPS[240810], 티씨케이[064760], 덕산네오룩스[213420], 이오테크닉스[039030], 심텍[222800], 고영[098460], 해성디에스[195870] 등 반도체 제조·소재·장비업체 15개를 모아놓은 지수다.
반면 2차전지 10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2.09% 하락했다.
이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247540], SK이노베이션[096770], 에코프로[086520], 엘앤에프[06697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SKC[011790] 등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대표 기업들로 구성됐다.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4월 한 달간 6.40%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KRX 반도체 TOP 15'는 3.5% 하락했다. 이처럼 두 테마 지수의 등락률이 뒤바뀌면서 증시 주도주가 교체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차전지는 지난 3∼4월에 상승 폭이 두드러졌던 만큼 최근 가격 조정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 부담이 컸던 데다가 에코프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불발, 이동채 회장의 법정 구속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반도체는 현재 장밋빛 전망에 휩싸여 있다.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실적 가이던스를 크게 상향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대됐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유가증권시장 상위권에 있는 반도체 대표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에코프로 그룹주를 필두로 2차전지 소재 종목들이 주도했던 코스닥의 상대적 우위 현상도 사그라지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초까지도 이어졌던 2차전지 주도 장세가 야기한 코스닥 쏠림 현상도 완화되고 있다"며 "쏠림의 완화는 코스닥 급락이 아닌 코스피의 상승 폭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