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 출신 유학생이 홍콩에서 실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를 인용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압두왈리 아부두레헤만(38)씨의 소식이 지난 10일부터 단절됐다고 보도했다.
아부두레헤만씨가 친구에게 전송한 마지막 문자는 "홍콩 공항에 도착한 뒤 중국 경찰에게 심문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그를 체포한 뒤 중국 본토로 압송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앰네스티는 "아부두레헤만씨가 법에서 규정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중국으로 불법 송환됐거나, 임의로 감금되고,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아부두레헤만씨가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해외 위구르족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아부두레헤만씨가 체포됐다는 앰네스티의 주장은 근거 없는 거짓이라면서 오히려 사과를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에서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그런 사람이 홍콩에 입국하거나, 입국이 거절된 적이 없다"며 "앰네스티가 팩트 확인 없이 홍콩의 인권상황을 비방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출신인 아부두레헤만씨는 중국에서 대학에 다녔고, 지난 2009년 한국에 입국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9년 11월 국민대학교 대학원에 합격해 스포츠인문·사회과학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회에서 열린 프로축구 관련 정책토론회 참가와 K리그 관계자·축구 팬들과의 만남 등 생활체육과 관련된 활발한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고향인 신장 위구르 문화 등을 소개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정부가 문화가 다른 신장 위구르족을 조직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유엔과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수백만 명의 위구르족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