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많이 해도 수당 없다"...노동시간 불만 최고조 이 나라

입력 2023-05-26 23:11
수정 2023-05-26 23:23


중국 직장인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48.8시간으로 20년 만에 최장을 기록했다고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4월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48.8시간으로 2003년 주당 노동시간을 집계한 이래 최장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8시간씩 주5일 근무(40시간)를 보장한 노동계약법 규정보다 8.8시간 많은 것이며 주 5일 근무제 아래서 하루 9.76시간 일한 셈이다.

4월 주당 노동시간은 2003년 대비 7.5% 늘어났다. 2003년 이래 가장 짧았던 2008년과 비교해서는 9.4% 길어진 것이다.

2003년 45.4시간이었던 중국의 주당 노동시간은 2005년 47.8시간까지 늘었다가 주간 최대 44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노동계약법이 시행된 2008년 일시적으로 44.6시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기업들이 변칙적으로 초과 근무를 강요하면서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해 47.9시간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9시간에 육박했다.

중소업체 노동자들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휴일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초과 근무 수당은 없다"며 "기껏해야 식대와 교통비만 챙겨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보기술(IT)업계의 악명 높은 '996 근무제' 관행으로 과로사하는 사례가 빈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출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7월 저장성 항저우의 인터넷 업체에서 근무하던 20대가 사흘 연속 새벽까지 밤샘 근무하고 이튿날 정상 출근하다 과로로 쓰러져 숨졌다.

또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와 중국의 대표적인 메신저 업체인 웨이신,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직원이 잇따라 사망했다.

중국 최대 에어컨 생산업체인 그리(Gree)가전 회장인 둥밍주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는 작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996 근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검찰이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해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공익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웨이신 등 일부 대형 IT 업체들이 '1065 근무제(오전 10∼오후 6시, 주 5일 근무)'도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업체는 여전히 996 근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극목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