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RI식 경영승계 안착...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입력 2023-05-26 19:02
수정 2023-05-26 19:02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호흡을 맞출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최종 낙점됐습니다.

무려 64일에 걸친 행장 선임 절차가 끝난건데, 금융사 CEO를 선정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됐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늘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조 대표를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습니다.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 설명입니다.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과 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내며 기업영업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략과 기획, 준법감시인 등 은행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 "(조 대표가) 굉장히 포트폴리오가 좋아요. 중소기업 영업했고 대기업 영업했고, 그 다음 심사역과 준법 감시, 전략 기획도 했어요. 그런 점이 크게 반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조 내정자 앞에는 수익원 확대, 리스크 관리, 조직문화 개선 등 중대한 과제들이 쌓여 있습니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9137억원)은 농협금융에 뒤처지며 5위 금융그룹으로 추락했습니다.

우리은행 자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만큼 나머지 계열사들과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 온 상업·한일은행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것과 횡령 사건으로 추락한 고객 신뢰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숙제입니다.

한편 두 달에 걸친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도 금융권 전반의 주목을 받는 상황.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첫 행보로 경영승계 프로그램 쇄신안을 내놓았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기존 선임 절차와 비교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당국이 금융지주회사 CEO 선임 과정에 대해 연일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올해 말 지배구조에 변화가 예상되는 여타 금융지주의 경영 승계 절차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권 CEO 인선에 본격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