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돌아섰다…드디어 정책약발 먹혔다

입력 2023-05-25 14:21
수정 2023-05-25 15:52


서울 아파트값이 1년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최근 역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셋값도 반등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상승해 지난해 5월 첫주(0.01%) 이후 1년여간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5월 첫주 0.01% 올랐으나 이후 보합을 유지하다 5월 말 조사에서 상승률이 -0.01%를 기록한 뒤 금리 인상, 거래 절벽 여파로 지난주까지 51주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초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고, 대출·세제·재건축 등 각종 규제 완화 정책 시행으로 거래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면서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도 상승 전환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천155건으로 3천건을 넘어섰다. 예년 평균인 5천∼6천건에는 못미치지만 2021년 8월(4천65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이로 인해 급매물이 소진되며 상승 거래 지역도 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상승 거래 비중은 46.1%, 하락 거래는 39.5%로, 작년 4월 이후 1년 만에 상승 거래가 하락 거래를 역전했다.

잠실·가락동 등 대단지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소진된 후 호가가 상승한 매물들도 속속 거래되는 등 강남권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송파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 0.26%로 오름폭이 크게 뛰었다. 이어 강남구가 0.19% 올라 두번째로 상승 폭이 컸고, 서초구(0.13%)와 강동구(0.05%) 등 강남권의 오름세가 이어졌다.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동작구는 0.05%, 용산구는 0.04% 뛰었고, 마포구는 0.02%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중구도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3%로 바뀌었고, 2주 전 보합에서 지난주 0.02% 하락했던 성동구는 한 주 만에 다시 보합 전환했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양천구는 작년 6월 둘째주부터 이어진 하락을 멈추고 11개월여 만에 보합 전환했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 등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호가가 오르면서 지난주(0.03%)에 이어 이번주에도 0.02% 상승했다.

다만 경기도는 0.06% 내려 지난주(-0.02%)보다 낙폭이 커졌다.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용인 처인구(0.32%)를 비롯해 용인시가 0.03% 상승했고, 화성(0.15%), 광명(0.08%) 등지도 강세가 이어졌다.

평택은 4주째 이어진 상승세를 멈추고 이번주 0.04% 하락했다.

지방에선 세종(0.19%)의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전국 아파트값은 -0.05%로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전세 시장은 역전세난 우려가 여전하지만 단지별로 전셋값이 오르는 곳도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주(-0.06%) 대비 0.01% 올라 작년 1월 셋째주(0.01%) 이후 1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송파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는 0.54%로 급등했고, 강남구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24%로 오름폭이 커졌다. 동작(0.08%)·마포(0.05%)·양천(0.03%)·강동(0.02%)·은평구(0.01%) 등지도 전셋값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 아파트값이 올랐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긴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반등한 것은 강남권 등 낙폭 과대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라며 "추세적인 상승세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