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청년 60% "대기업 원한다"…중소기업 '발동동'

입력 2023-05-24 12:21


최근 나빠진 고용 상황 속에서도 청년들은 여전히 대기업·공공기관 위주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 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호 직장(복수응답)은 대기업(64.3%), 공공부문(44.0%), 중견기업(36.0%) 순이었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이 같은 대기업·공공부문 선호 현상은 일자리 불일치(미스매치)를 고착화하고, 청년층 일자리 사정을 더 어둡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적극적 구인 활동에도 채용을 못 한 미충원 인원은 18만5천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93.7%)에서 발생했다.

반면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천명 감소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선호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생각(복수응답)을 묻자, 업무량 대비 낮은 처우(63.3%),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실현 어려움(45.3%), 불투명한 미래성장(43.7%), 낮은 고용안정성 우려(39.3%),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37.0%) 등의 순으로 답했다.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복수응답)으로는 임금과 복지수준(86.7%)을 꼽았다. 이어 워라밸(70.0%), 안전성·업무강도 등 근무환경(65.7%), 고용안정성(57.0%), 기업위치(44.0%) 등의 순이었다.

신입사원 희망 초봉은 3천만∼3천500만원(39.0%)이 가장 많았고, 3천만원 미만(20.0%), 3천500만∼4천만원(19.0%), 4천만∼4천500만원(11.0%)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대기업 생산직 채용에 수만명의 청년 지원자가 몰린 이유(복수응답)도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이라는 응답(71.7%)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은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소되려면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46.7%·복수응답)이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활성화 정책(40.7%), 노동시장 개혁(33.3%) 순이었다.

또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복수응답)을 위해서는 임금수준 향상(78.0%), 워라밸 보장(62.0%)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42.0%), 안전한 일터 조성(39.0%)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 중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에 신청해 참여한 비율은 15.0%에 그쳤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수출 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고 글로벌 경기둔화, 대중교역 약화 등 수출 조건의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 고용시장은 한동안 얼어붙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을 넓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