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세장 컴백"…미국발 변동성 변수

입력 2023-05-21 13:17
수정 2023-05-21 16:04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가 투자심리 영향 줄 듯


증시가 좁은 박스권에서 울고 웃는 지루한 장세를 펼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19일 2,537.79로 일주일간 2.52% 상승했다.

지수는 한 주 전 약보합에 갇혀 있다가 지난 15일 강보합으로 돌아서 닷새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2,400대에서 2,500대로 다시 올라섰다.

증시 전반적으로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은행권 신용 위험, 경기 침체 등의 우려가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지수가 2,400∼2,600 박스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난주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속 변동성 높은 장세가 펼쳐졌으나 외국인과 기관 모두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한 주간 각각 1조4천억원과 7천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반도체 반등 기대감에 전기·전자에만 1조원을 쏟아부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나스닥지수 상관계수는 2월 수준까지 올라갔으며 신고가 랠리를 하는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 소재·장비 주식 성과가 월등하다"라며 "이번 주 국내 반도체주가 전환점을 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이번 주(22∼26일)에도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주말에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일시 중단하면서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3%) 등 3대 지수가 소폭 떨어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연방정부의 보유현금이 바닥나는 날짜인 'X-데이트(date)'를 6월 1일로 지목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사례를 보면 X-데이트 전날까지 합의가 이뤄져 디폴트로 이어진 일은 없었으나 6월 1일을 앞두고 시장에선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한도 이슈는 증시 추세를 바꾸는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 2011년에 부채한도 합의 지연으로 신용등급 강등 여파를 겪었다"며 "미 양당 모두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동의하고 있어 합의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돼 다음 달 1일에 다가오더라도 주가 변동성 요인이나 국내 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2018년 예산안 합의 불발로 미 연방정부가 35일 셧다운(업무정지)했을 때도 코스피는 횡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투자자들은 한미 통화정책에도 여전히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