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렌드의 핵인 MZ세대 주도로 전통주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롯데마트의 전통주 매출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5% 신장했다.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전년 대비 23.2% 성장한 데 이어 2021년 36.9%, 2022년 16.7% 등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쌀 증류주는 물론 고구마, 보리, 사과가 함유된 다양한 풍미의 증류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에서도 전통주 인기가 뜨겁다.
CU의 연도별 매출신장률(전년 대비)을 보면 2020년 23.2%, 2021년 36.9%, 2022년 16.7%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5월도 지난해 동기보다 14.6% 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자체 커머스앱(포켓CU)에서 출시한 고급 수제 청주 '경주법주 초특선'은 4만7천원이라는 부담되는 가격에도 판매 시작 1시간도 채 안 돼 준비된 수량 120병이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한일정상회담 만찬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전통주 열풍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자리한다.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유행하던 시점과 맞물려 젊은 층이 전통주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했다. 자기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이들이 기존의 주류와는 다른 전통주의 독특한 풍미와 멋스러움에 매료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CU에서 판매된 전통주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 10.0%, 30대 15.2%, 40대 28.9%로 20∼40대가 전체의 54.1%에 달한다. 과거 전통주의 주소비층이던 50대(27.6%)와 60대(18.3%)의 매출 비중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백화점 역시 '롱런' 양상을 보이는 전통주 인기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부터 전통주 전용 매장인 '우리술방'을 운영해온 신세계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겨냥해 지난해 7월 SSG닷컴(쓱닷컴)에 '신세계 우리술 전문관'을 열었다.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주 매대를 온라인으로 확대한 것이다. 올해 설 명절에 맞춰 10세트 한정으로 1천200만원대 전통주 선물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판로 확대 전략으로 올해 1∼4월 신세계의 전통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늘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통주 시장 규모는 941억원으로 국내 전체 주류시장(약 8조8천345억원)의 1.07%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간 성장률(전년 대비)은 2018년 13.8%, 2019년 16.8%, 2020년 18%, 2021년 50.2% 등 가파르게 뛰어오르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의 인기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트렌드로 굳어져 가는 만큼 유통채널의 고객 확보 경쟁도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