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다시 연고점을 깨며 1,300원대 중반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은행권 리스크 장기화,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 미국발 부담요인에, 느린 중국 경기회복까지 영향을 미친 탓인데요.
하반기 1,200원선으로 내려오긴 하겠지만, 무역적자와 같은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언제든 1,30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졌지만,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금은 석달째 유입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환율 흐름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의 긴축 속도조절에 지난 2월 1,220원대까지 내려앉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달 넘게 1,300원 중반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무는 듯하던 강달러 위세가 다시 살아난 건 미국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 큽니다.
특히 최근엔 미국 부채협상 난항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등장하며 어제 원·달러 환율은 1,343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연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시장에선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330원~1,350원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지난해와 달리 1,500원대를 뚫을 정도의 위기감은 적어진 분위기.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져 하반기 들어선 1.300원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시장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김승혁 / NH선물 연구원 : 상단은 1,350원으로 보고 있고요. 상반기 노이즈가 지속되면서 박스권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는 점차 힘을 점차 잃어 환율은 1,200원 구간으로 내려오지 않을까…]
하지만 변수는 있습니다. 나홀로 원화약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역적자가 계속되며 기초체력이 약화된 탓에 최근 강달러 주춤한 시기에도 원화는 약세를 보였는데,
그렇잖아도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원화값이 더 떨어진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수출부진이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 1,300원대 환율 기조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정영식 / 대외경제정책원구원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 : 원화가 전반적인 달러의 흐름보다 훨씬 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상수지가 최근에 악화된 부분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부분도 가세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1,300원대 고환율이 일상화되면서 원자재 부담이 늘어난 수출입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
자칫 환율 변동부담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실적 감소가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환율이 더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