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생방송 대담을 방영해 논란이 된 CNN방송이 당시 프로그램을 진행한 기자를 승진시켰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를 진행한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에게 인기 시간대인 저녁 9시 뉴스를 맡기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11월부터 오전 뉴스 프로그램인 'CNN 디스 모닝'을 공동 진행한 콜린스는 다음 달부터 월·화·목·금요일에 저녁 9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CNN은 2021년 12월 간판 앵커였던 크리스 쿠오모를 해고한 뒤 저녁 9시 프로그램에 고정 진행자를 두지 않았다.
크리스 릭트 CNN 최고경영자는 이날 사내 메모에서 "콜린스는 정치인들이 준비된 답변만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진짜 답변을 끌어낸다. 그녀와 일해본 모든 사람이 알듯이 특종도 많이 한다"며 콜린스에게 9시 프로그램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콜린스는 지난 10일 뉴햄프셔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자 등의 질문에 답하는 타운홀 형식의 대담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2020년 대선 패배와 그 이후 지지층의 의회 폭동 등과 관련해 거짓말을 반복했고, CNN은 트럼프의 이런 행각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생방송 발언대를 제공했다고 회사 안팎으로 비난받았다.
다만 대담을 진행한 콜린스에 대한 평가는 좀 더 후했다고 WP는 전했다.
콜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반복해서 개입하려고 했고, 이에 짜증 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녀를 "못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WP는 릭트 최고경영자가 재임 기간 내내 콜린스를 옹호했다고 전했다.
콜린스는 2021년 28세에 CNN의 역대 최연소 백악관 선임 출입기자를 맡는 등 젊은 나이에 초고속 승진했으며, 릭트는 다른 직원들이 트럼프 타운홀 대담을 "참사"라고 비판하는 가운데서도 "콜린스는 록스타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