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서 동물실험은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였는데요.
최근 미국에서 동물실험 의무 규정을 삭제하면서, 이를 대체하는 '오가노이드'라는 새로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입니다.
이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부쩍 늘고 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첨단기술이 동물실험을 대신한다면 어떨까.
동물실험은 그동안 신약 개발에서 필수 과정이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위험한 물질은 아닌지, 효과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겁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물이 죽거나 병들게 되는 게 비윤리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가노이드' 같은 동물대체시험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세포의 군집입니다. 간이나 심장 등 생체 장기와 세포 구성이나 기능 등이 유사해 '미니 장기'라고 불립니다.
이를 고도화하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약물의 효과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종만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 : 동물복지라던지 이런 측면에서 윤리적이나 제도적으로 필요한 부분들. 그걸 오가노이드가 '할 수 있겠느냐'를 봤을 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오가노이드가 충분히 대량생산과 표준화만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고 일반적으로 쓰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거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동물실험은 점점 제한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의약품 허가와 관련한 동물실험 의무조항을 80년만에 삭제했습니다. 동물 복지나, 효용성 측면을 고려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주 정부(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글로벌 동물실험 금지 규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가노이드 등을 포함한 '3D 인체모사 융합 플랫폼' 고도화·평가법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기업 역시 오가노이드 사업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콜마는 2021년 말 오가노이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넥스트앤바이오'를 인수했으며, 계열사인 HK이노엔은 최근 바이오 기업 셀인셀즈의 오가노이드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용주 / 한국콜마홀딩스 미래성장팀장 : HK이노엔은 의약품이고, 한국콜마는 화장품이잖아요? 둘 다 동물실험에 대해 금지가 확대되는 구조에요. 대체실험법이 여러가지 있는데 오가노이드에 포커스를 맞췄고요.]
JW중외제약과 동화약품은 국내 오가노이드 개발 전문 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각각 공동 연구 개발, 시리즈 B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오가노이드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오는 2027년 약 3조 8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
오가노이드를 새로운 K-바이오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편집: 김민영, CG: 유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