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금융위원장이 18개 증권사 3,400여 개의 CFD 모든 계좌를 검사하겠다고 밝히자 증권사들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주가조작 사건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떨어지는 가운데 핵심 플레이어인 증권사로 불똥이 옮겨붙지 않을까 전전긍긍입니다.
다만 사고만 터지면 업계 책임만 부각되는 현실에는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CFD가 오히려 증권가의 악재로 변했습니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여진에 CFD 거래 증권사를 포함한 폭락 종목은 불과 3주 만에 사라진 시가총액만 13조 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더 늦기 전에 CFD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치고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 전수조사해서 기획 테마 조사를 해서 유사한 패턴의 어떤 거래가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건 3,400개 모든 CFD 계좌에 대해서 전수조사해서 기획 테마 조사를 하겠습니다]](지난 11일, 정무위 전체회의 당시)
국회도 CFD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수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초강수를 두면서 증권사는 CFD 퇴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과거 라임이나 ELW 사태에서도 그랬듯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상품의 경우 결국 도태되는 수순을 밟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투자자들이 매도포지션이 가능한 양방향 매매의 선진형 상품을 마치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제도가 잘못됐다기보다 각 회사가 리스크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못한 것은 증권업계가 반성해야 하지만 제도 자체를 때려잡고...그렇게 따지면 주식이란 상품도 위험하니까 다 없애자고 하는 게 맞죠. 일만 터지면 너무 상품이나 제도로만 이야기하는 게 한편으로 씁쓸합니다]
금융전문가들도 CFD 관련 제도를 없애는 것은 극단적인 조치라고 지적합니다.
[이성복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추후에 볼 문제이지 당장 쉽게 예견하기엔 섣부르지 않나 생각이 되고요. CFD가 무조건 없애는 것 보다는 실제 투자 경험이 많고 투자 지식이 있는 개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기 때문에 CFD를 없앤다든가 줄인다든가 하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됩니다]
금융사고만 터지만 업계가 덤터기를 쓰는 관행이 재현될 조짐입니다. 업적 만들기 일환으로 선진국형 제도와 상품이라며 도입에만 열중하던 정부와 감독당국은 이번에도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