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예능도 짧아진다…30분짜리 '미드폼' 대세

입력 2023-05-13 11:23
수정 2023-05-13 11:24


숏폼과 롱폼 사이, 30분 정도 길이의 '미드폼' 콘텐츠가 OTT 시장에서 잇달아 성공을 거둬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공개되는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회차별로 평균 25분 분량의 미드폼 콘텐츠다.

회차마다 주인공 박하경(이나영 분)이 소박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매회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잔잔하고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여행이라는 소재를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소화해 몰입감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받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도 회당 30분 안팎의 미드폼을 채택했다.

이 드라마는 성매수를 목적으로 지방의 한 모텔을 찾은 남성이 도리어 장기매매 조직의 손에 잡혀 경매에 넘겨지는 내용을 다뤘다.

'몸값'은 장면 전환 없이 카메라가 계속 인물들을 쫓는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한다. 이 기법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 쇼트를 한 번에 찍어야 하는 데서 제작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회당 30분의 짧은 러닝타임은 제작의 어려움을 다소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와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 일본편' 역시 회차별로 40분 미만 분량의 미드폼 콘텐츠다.

미드폼 콘텐츠는 롱폼 콘텐츠와 달리 속도감 있는 진행이 특징이다. 시청자들은 "간단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짧게 짧게 보기 좋은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처럼 미드폼 콘텐츠가 호평받는 배경에는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가 있다.

전문가들은 짧은 분량의 '숏폼' 콘텐츠가 흔해지면서 16∼20부작 드라마 전편을 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숏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긴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보는 게 시청자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짧은 분량 영상에 대한 소비층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드폼은) 제작 기간이 짧아 즉각적인 반응을 보며 이슈에 대응할 수 있고, 제작 단가도 적어 제작하는데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최근 한 행사에서 "(미드폼은) 넷플릭스에서 하지 않았던 시도"라며 "상영시간이 짧고 가벼운 소재도 편하게 다룰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 역시 지난달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서 "시청점유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롱폼 콘텐츠가 유리하지만, 30분 이내의 미드폼이 구독자들이 더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라며 "미드폼은 앞으로 플랫폼 전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