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당국이 지난 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한 범인이 백인 우월주의 등 인종·민족 관련 동기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는 사법당국 고위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가 저지른 이번 총격을 인종·민족적 동기에 의한 극단주의 폭력 사건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관계자는 가르시아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신나치주의와 백인 우월주의를 옹호하는 내용을 포함해 인종·민족적 동기에서 비롯된 폭력적 표현의 게시물 수백 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수사당국이 가르시아의 소셜미디어에서 백인 우월주의와 신나치주의 견해에 관심을 표명한 게시물을 검토하고 있다는 익명의 당국자 말을 전했다. 가르시아는 또한 범행 후 경찰에 사살될 당시 가슴에 'RWDS'라고 적힌 휘장을 달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 문구는 '우익 암살단(Right Wing Death Squad)'의 약칭으로, 최근 극우주의자들과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구로 알려졌다.
연방 수사관들은 가르시아의 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도 그의 이념적 성향을 물어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또한 가르시아의 경제 상황과 그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온라인 게시물 등도 검토 중이다.
이들 관계자는 다만 수사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총격 사건이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 행위에 해당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방 수사관들은 또 가르시아가 범행 전 머물렀던 댈러스의 한 모텔을 수색한 데 이어 그와 관련이 있는 댈러스의 주택도 수색했다.
해당 주택의 옆집에 사는 여성은 이웃집 주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주 예의 바르고 좋은 사람들"이었으며, 총격범으로 알려진 가르시아도 항상 친절했다고 AP에 말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6일 오후 3시36분께 댈러스 외곽의 소도시 앨런에 있는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뒤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현재까지는 이번 사건이 가르시아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30대 한국계 미국인 부부와 이들의 3세 자녀가 포함됐다. 부부의 다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부상자 7명 가운데 3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인종 구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P는 미국 인구조사 통계치를 인용해 앨런이 속한 댈러스-포트워스 대도시 권역은 근래 미국 주요 대도시 중 아시아계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앨런의 전체 인구 10만5천명 중 아시아계가 약 19%, 흑인이 10%, 히스패닉이 11%다.
AP는 2019년 텍사스 엘패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사망케 한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도 앨런에서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히스패닉 침공'을 경고하는 인종차별적인 화면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엘패소로 차를 몰고 가 범행을 저질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