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머니마켓펀드(MMF)로 기록적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10주 동안 MMF에 약 5,880억 달러가 유입됐다"면서 "MMF 총 자산 규모가 5조 3,000억 달러로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날 BofA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SVB 사태를 계기로 미국 지역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지난 10주 동안 MMF에 고스란히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입된 5,000억 달러보다 많았고, 2020년 팬데믹 당시 유입된 1조 2,00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BofA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MMF에 주목하는 이유는 큰 리스크 없이 연 4%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리스크가 테이블 위에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개인투자협회(AAII)의 주간 설문조사 결과 향후 6개월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지난주 45%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AAII는 "투자자들의 증시 약세 전망은 평균적으로 31%에 그쳤다"면서 "이번에 집계된 45%는 역사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투자자는 24%에 불과했다. 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 리스크와 추가적인 은행위기를 여전히 의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MMF로 몰리는 막대한 자금이 향후 증시 상승세의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월가 강세론자로 알려진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으로 신용경색,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증시 강세론을 주장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위기가 큰 문제 없이 지나갈 경우 MMF에 쌓여있는 막대한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고스란히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MMF에서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다음 강세장을 주도할 연료 역할을 하며 S&P500 지수를 최대 4,750선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