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성년 투자자들도 채권 투자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투자증권이 0∼19세 미성년 계좌의 자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성년 계좌 자산에서 채권(채권형 상품 포함)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15.9%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말 9.0%에서 1년 만에 6.9%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중학생에 해당하는 14∼16세 계좌의 채권 투자 비중이 지난해 4월 말 8.3%에서 지난달 말 18.7%로 10.4%포인트 높아져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17∼19세(고등학생)는 10.3%에서 18.3%로 8.0%포인트 높아졌다.
이어 8∼13세(초등학생)는 10.1%에서 15.5%로 5.4%포인트, 0∼7세(미취학아동)는 6.8%에서 11.3%로 4.5%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4월 말 미성년 계좌의 채권 투자액은 773억원에서 지난달 말 1천44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미성년 계좌를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주식이 투자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미성년 계좌에서 주식 투자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월 말 평균 67.6%에서 지난달 말 63.3%로 줄었으나, 비중은 다른 자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채권으로 자금이 일부 이동하면서 주식 투자 금액은 5천832억원에서 5천76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 시장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그간 개인 투자자의 관심에서 빗겨 있었던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13조3천7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8천304억원) 대비 372.4% 폭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미성년 계좌에서 채권 비중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 시대에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장기 투자에 대한 선호가 맞물리면서 증여 목적의 투자 자산으로 관심을 얻은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초 이후 5년 이상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