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봄비가 내린 5일 어린이날 행사 장소가 실내로 변경되면서 체육관과 박물관 등이 가족 단위 인파로 북적였다.
키즈카페, 백화점, 아쿠아리움도 어린이를 동반한 나들이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 실내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어린이들은 비록 실내지만 체육관에서 맘껏 뛰놀며 어린이날을 즐겼다.
인천 문학경기장 동문 광장 대신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장에는 댄스팀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어린이 합창단의 어린이날 노래 제창이 이어졌다.
국립전주박물관은 강당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과 마술·비눗방울 공연을 선보였고 본관 앞에 설치한 부스에서 보물찾기, 전통문화체험, 민속놀이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열었다.
강원도 춘천시는 호반체육관 일원에서 진행하려던 소방 체험, 과학 부스, 야외무대, 캐릭터 쇼, 스티커 문신 등 실외 프로그램을 실내로 옮겨 진행했다.
강릉시도 종합경기장 잔디광장에서 강릉 아레나로 장소를 바꿔 마임, 마술, 거리공연과 풍선아트 체험, 마음 치유 가정 원예, 자전거 조립 등의 예술 체험, 먹거리 제공, 생태체험 활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는 오전부터 수천명의 가족 단위 관람객이 입장했다. 이들은 '문어의꿈' 가수 안예은, 마술사 니키의 공연, K-타이거즈 태권도 시범, 벌룬·버블쇼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 예보로 야외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설렌 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던 어린이들은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부산시는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려던 2023 부산 어린이날 큰 잔치를 기상 악화로 전면 취소했다.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이 준비한 우크라이나 출신 전쟁 난민 가족을 위한 어린이날 행사는 명랑운동회 등 야외 일정을 전부 취소했고, 경기 시흥시도 갯골생태공원에서 명랑놀이터, 팝업 놀이터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철회했다.
롯데자이언츠 연승과 함께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던 부산 사직야구장에선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라이온즈 경기가 취소돼 야구팬 어린이들은 아쉬움 속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도 취소돼 아쉬움 더했다.
실내 키즈카페와 영화관, 백화점 등은 온종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영화관과 쇼핑 시설, 식당 등 실내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밀집한 인천 남구 삼산동과 중구 젊음의거리 일원도 오전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몰렸다.
3살 딸을 데리고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으로 '오픈런' 했다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나름 서두른다고 아침 일찍 왔는데 영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입장객들이 줄지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아쿠아리움 내부는 조금 과장해서 출퇴근 시간 지하철 2호선 열차에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캠핑 예약을 취소하고 동네 키즈카페를 찾은 직장인 김모(36) 씨는 "날씨 때문에 사람이 많은 것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도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즐겁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