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 중심가에서 환경운동가들이 반나체 시위를 벌였다.
4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운동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 6명이 이날 아침 로마 중심가에서 웃통을 벗고 자동차를 막아섰다.
남녀 시위대 중 한 명은 완전히 탈의했고, 이들은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연결해 두른 뒤 도로에 나란히 앉아 교통을 막았다. 이들의 등에는 화석 연료 사용에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었다.
로마의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 인근의 트리토네 거리에서 반나체 시위를 벌인 이들은 기후 위기에 즉각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람들은 우리가 외설적이라고 말하겠지만 어제 에밀리아-로마냐에서 일어난 일이 더 음란한 일"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극단적인 사건이 계속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화석 연료에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선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한 활동가는 시위 도중 "기후 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며 "반쯤 벗은 몸으로 도로를 막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극도로 취약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 소속 환경운동가들은 지난달 1일 로마 스페인광장의 스페인 계단 입구 중앙에 위치한 바르카치아 분수에 검은 액체를 투척하는 시위를 벌여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다행히 신속한 조치로 인해 분수대가 변색하지는 않았다.
작년 7월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화 '프리마베라'(봄) 작품의 보호 유리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붙여 고정한 채 시위를 벌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 작품에 야채수프를 끼얹기도 했다.
(사진=이탈리아 환경운동단체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