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민이 추가로 감당해야 할 건강보험 부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로 노인 의료비가 느는 탓이다.
4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지난 4월 28일 열린 6회 보건의료 BIG DATA 연구 학술대회에서 '생애 의료비 관리와 보건의료 체계 개혁'이란 제목의 특별강연에서 이런 추산을 내놓았다.
홍 위원은 "우리나라는 수명 증가와 초저출산이 맞물리면서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 중이며, 고령인구의 증가는 의료서비스 수요를 높여 의료비 증가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홍 위원은 1인당 내원일수(코로나 영향 고려해 2019년 값 적용)와 내원 일당 진료비(2021년 값 적용)는 변함없다는 가정 아래,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적용해서 고령화 이외에 다른 조건은 현재와 동일하다면 앞으로 30년 동안 건강보험 진료비는 얼마나 증가할지를 추정했다.
그 결과, 건강보험 실질 진료비는 2021년 90조원에서 2050년 133조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홍 위원은 "달리 말해, 다른 요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고령인구 증가의 영향만으로 향후 30년간 의료 이용이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4%에서 2050년 74%로 늘 것으로 홍 위원은 추산했다.
홍 위원은 "이런 추정은 어디까지나 보수적인 가정에 기반을 둔 계산 결과일 뿐이며, 실제로 고령화가 의료 이용과 의료비 지출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나아가 다른 조건은 변하지 않고 오직 65세 이상 인구 증가만으로 2040년까지 매년 1조5천억원에서 2조원의 진료비가 누진적으로 지출됨에 따라 향후 고령화에 따른 '추가적'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액은 2022년 1조8천억원에서 2050년에는 43조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민 1인당 '추가로' 짊어져야 할 연간 건강보험 부담액은 2030년 35만원, 2040년 71만원, 2050년 95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건강보험료 대부분을 책임져야 할 25∼64세 생산가능인구의 건강보험 추가 부담액은 2030년 60만원, 2040년 136만원, 2050년 201만원으로 훨씬 더 클 것으로 홍 위원은 내다봤다. 이는 2022년 기준 생산가능인구의 1인당 보험료 부담액보다 2030년에는 25%, 2040년에는 57%, 2050년에는 84% 각각 높은 것이다.
홍 위원은 현재 건강보험체계는 재정적, 기능적 지속 가능성의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의료시장의 수요자(환자)와 공급자(의사 등)는 경제적 유인에 민감하기에, 과도한 의료 이용과 의료 공급을 막으려면 환자 본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진료비 지불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기존의 경직된 보건의료 체계에서는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돌봄과 요양, 예방적 건강관리, 바이오헬스 기술 활용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제도의 유연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홍 위원은 제시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