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움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AI) 분야의 대부로 꼽히는 유명 연구자가 AI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 10년 이상 몸담았던 구글을 떠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제프리 힌튼(76) 박사가 지난달 구글에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힌튼 박사는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 교수 재직시절 창업한 AI업체 'DNN리서치'가 지난 2013년 구글에 인수된 이후 구글 소속으로 연구 활동을 계속했다.
그는 AI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는 구글과 결별한 이유는 AI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10년간 일한 조직에서 벗어나 AI가 인류에게 미칠 나쁜 영향을 자유롭게 경고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AI 분야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쟁을 언급하면서 AI 연구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비밀리에 개발해도 타국의 추적이 가능한 핵무기와 달리 AI는 규제가 도입돼도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연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이 AI 연구의 위험성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자체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힌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AI 기술이 적용된 '킬러 로봇'이 현실이 되는 날이 두렵다고도 했다.
영국 태생인 그는 에든버러대 박사 과정에 적을 뒀던 1972년부터 AI를 연구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인간이 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비슷한 방식으로 컴퓨터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 신경망'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연구자로 꼽힌다.
당초 동료 연구자들은 그의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힌튼 박사는 연구를 지속해 인공 신경망을 현실화하는 데 공헌했다.
그가 제자 2명과 창업한 DNN리서치는 컴퓨터가 수천장의 사진을 분석해 꽃이나 개, 자동차 같은 사물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구글이 4천400만 달러(약 590억 원)에 인수한 DNN리서치의 기술은 챗GPT 탄생에도 공헌했다는 평가다.
AI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 힌튼 박사는 AI는 "내가 연구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연구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면서도 자신이 평생 이룬 성과가 후회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