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한 데 이어 2분기 누적된 적자만 5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그러니까 이달부터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자세한 이야기 앞서 오늘 실적 한 번 짚어주시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약 12조 원) 보다 58% 감소한 수치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 8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1분기 3조 4천억 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습니다.
제품별 매출을 살펴보면, D램이 약 2조 9천억 원, 낸드플래시가 1조 7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회사가 각 제품별 이익 규모를 공개하진 않지만, 시장에선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1조 7천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지난해 4분기엔 낸드플래시 적자로 전체 적자전환을 했는데, 올해는 D램까지 모두 적자인 겁니다.
SK하이닉스는 오늘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이 1분기에도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면서 이같은 실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1분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어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선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감산 정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분기 재고자산이 약 17조 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15조 6천억 원 보다 더 늘었습니다.
적극적인 감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감산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해 재고가 증가했다"면서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분기 부터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이에 따른 평가손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공급량만 줄인다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게 아니잖어요. 수요 반등이 있어야하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수요 개선 신호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1분기 3조 4천억 원 적자에서 2분기에 곧바로 흑자전환하긴 힘들다는 말입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분기마다 2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언급해주신 것처럼 10조 원대 연간 영업손실이 현실화되는 겁니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차입금, 그러니까 이자를 내면서 빌려서 쓰고 있는 돈의 규모가 28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4분기 23조 원 보다 5조 원 넘게 더 차입금이 늘어난 겁니다. 반면에 회사가 가진 현금은 줄어들었습니다.
차입급비율이 지난해 1분기 29%에서 1년만에 47%까지 치솟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차입금이 늘어 나면서 이에 따른 이자 비용만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무디스는 지난 3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실적 발표 이후 국내 한 신용평가사 전문가와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신용등급을 하향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말은 하반기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 싸이클은 일정 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현금흐름이 개선될 거라는 믿음이 깔려있다는 겁니다.
SK하이닉스는 이달초 약 2조 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만약 하반기 업황 반등이 지연된다면 회사 신용도 위기에 따라 자금난을 우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감산 정책 효과를 보기 위해 현재 생산 수준을 보수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적절한 재고 수준을 유지해서 수요가 오를 때 반도체 가격 상승을 기대해보겠다는 겁니다.
이에 더해 챗GPT로 대표되는 AI 서비스 증가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서버용 DDR5, HBM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가치 상품 판매는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DDR5, HBM3 등의 제품은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프리미엄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