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변경하려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혀 고의사고를 유발한 보험사기 혐의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총 1,581건의 자동차사고를 유발하고 84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고의사고 혐의자 109명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주로 생활비, 유흥비 마련을 위해 친구나 가족, 직장동료 등 지인과 함께 자동차 고의사고를 사전에 공모한 20~30대로 드러났다. 주로 일정한 소득이 없는 무직자나 이륜차 배달원, 자동차 관련업 종사자가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인 이상이 공모해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분담하거나 고의사고 혐의차량에 여러명이 동승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진로를 변경하는 상대 차량이 확인되는데도 감속하지 않거나 속도를 가속해 고의로 추돌하고, 교차로에 진입하거나 자회전 또는 우회전 하는 상대 차량을 확인하고도 감속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 접촉하는 수법을 썼다.
또한 차로에서 후진 중인 상대 차량을 대상으로 피하거나 멈추지 않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대인보험금 중 향후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사유로 지급된 합의금이 24억 원이었다. 대물보험금의 경우에는 차주가 차량 파손에 대해 직접 수리를 목적으로 요구한 미수선수리비가 14억 원을 차지했다.
1,552건의 사고 중 자가용이 1,0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륜차 295건, 렌트카 151건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의사고 다발지역과 교차로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또한 자동차 고의사고 발생억제를 위해 진로변경 등 사고다발자에 대한 조사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경찰, 보험회사에 즉시 알려 도움 요청하고 현장 합의는 신중하게 결정, 증거자료와 목격자 확보 등을 통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현장 사진, 블랙박스 영상 및 목격자 연락처 등을 확보하고 상대 차량의 탑승자를 확인해 향후 탑승자의 추가와 변경 등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