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를 둘러싼 경고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월가 베테랑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 설립자가 시장은 오히려 경기침체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콜라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생산성 둔화, 고강도 긴축,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증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니콜라스 콜라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경기침체는 시장에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효율성에 집중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노동 생산성이 개선되어 기업들의 수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라스는 경기침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리스크도 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도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금리인상을 고집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은 이번 경기침체가 연준의 통화정책 사이클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미 알고 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연준 관계자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콜라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고공 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침체는 수요를 위축시켜 경제에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해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결국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960년대 이후 모든 경기침체 상황에서 생산성 둔화, 고강도 긴축, 인플레이션 문제가 빠르게 역전됐다"면서 "이는 경기침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또한 "좋든 나쁘든 시장은 이미 경기침체를 '버그'가 아닌 증시 투자심리를 살릴 수 있는 하나의 '특징'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실적둔화 등 각종 악재에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6% 가까이 급등했고, 월가에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