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약 10년 만에 아마추어 선수 우승자가 나왔다.
올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2001년생 조우영이 주인공이다.
조우영은 23일 제주 골프존카운티 오라(파72·7천195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4개, 보기 하나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가 된 조우영은 2위 김동민(4언더파 284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한 건 2013년 9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의 이창우 이후 약 10년 만이자 통산 10번째다.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며 우리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조우영은 애초 지난해 열리려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로 선발된 선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출전을 위해 프로 전향도 미룬 그는 지난달 KPGA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 대회에 이어 1부 투어 대회까지 제패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하면서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 4천만원은 2위 김동민에게 돌아갔다.
전날보단 다소 잦아들었으나 만만치 않은 제주의 바람이 이어진 이날 조우영은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민준, 김동민에게 한 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김민준이 초반부터 흔들리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사이 조우영은 4번 홀까지 버디 두 개를 솎아내 한 타를 잃은 김동민을 두 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어 6번 홀(파5)에선 홀에 바로 들어갈 뻔할 정도로 정확했던 두 번째 샷 덕분에 이글을 낚아 3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0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더 줄인 조우영은 그쯤 김동민을 비롯한 추격자들이 타수를 잃으면서 한때 5타 차까지 앞서 나가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김동민은 11∼12번 홀 연속 버디로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조우영은 13번 홀(파4)에서 홀 1m도 되지 않는 곳에 붙이는 완벽한 두 번째 샷에 힘입어 버디로 응수하며 승기를 잡았다.
코리안투어 첫 승을 노린 김동민은 15번 홀(파5)에서 샷 난조 속에 더블 보기를 적어냈지만, 16번 홀(파4) 버디로 반등해 단독 2위로 마무리했다.
조우영은 17번 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으나 이미 2위에 5타 차로 앞서던 상황이라 우승 확정엔 지장이 없었다.
강경남과 김민규(3언더파 285타)가 공동 3위에 올랐고, 조우영과 마찬가지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인 장유빈이 박은신, 최승빈과 공동 5위(2언더파 286타)에 자리해 아마추어 돌풍이 거세게 일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