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생활용품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이 지난 분기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P&G는 올해 1분기(2023 회계연도 3분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고 밝혔다.
P&G는 타이드 세제, 팸퍼스 기저귀, 팬틴 샴푸, 오랄-B 칫솔, 질레트 면도기, 페브리즈 탈취제 등 유명 브랜드 소비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로써 P&G는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대로 제품 판매가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인건비 증가 등이 그 배경으로 제시됐다.
가격 인상 덕분에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4% 증가했다. 제품을 덜 팔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다.
가격 인상은 향후 실적 전망의 상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당초 2023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보다 최대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매출 전망치를 1% 증가로 이날 수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작년까지도 문을 걸어잠그던 '제2 시장'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것도 실적 상향에 도움을 줬다.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
P&G와 같은 기업들이 이익률을 사수하기 위해 최근까지도 소비자 가격을 크게 올렸다는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오래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라고 NYT는 지적했다.
지난해 한때 9%에 육박했던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5%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둔화 속도가 느린 것은 이처럼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비용 상승분을 전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던 미국인들이 최근 지갑을 닫고 있어 기업들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