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수단 군벌 간의 무력 충돌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첫날까지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제안으로 추진된 72시간의 '이드 휴전'도 사실상 성사가 어려워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하르툼 중심가와 북쪽, 서쪽 지역에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간의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장갑차나 무기를 장착한 트럭을 이용하던 군인들은 처음으로 걸어서 주택가까지 들어가 충돌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양측의 교전은 이드 알피트르 첫날 아침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어졌다. 사원들은 신자 보호를 위해 주로 실내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는 RSF 측만 합의 의사를 밝혔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6시부터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성한 이드 알피트르 기간과 겹치는 휴전은 시민들이 대피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군은 휴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지난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이들은 2021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의 민정 이양 작업을 멈춰 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사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RSF의 정부군 편입 일정과 두 조직의 통합 후 지휘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양측은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을 시작했다.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분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413명이 목숨을 잃었고, 3천551명이 부상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수도 하르툼 등에서는 주민들이 최근 대규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도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 수송기와 병력을 수단 인근지역으로 보냈거나 파견할 준비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