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록버스터' 약물로 꼽히는 한 당뇨병 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출사표를 냈습니다.
'제네릭'이라 불리는 복제약 시장에 뛰어든겁니다.
뛰어든 제약사만 70개가 넘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김수진 기자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체중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어 주목받았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3조가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약 485억 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포시가의 특허가 지난 7일 만료되면서, 본격적으로 제약사들의 복제약(제네릭)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출시할 때 다른 회사에서 베끼지 못하도록 특허로 보호받는데, 특허가 만료되면 자유롭게 복제약을 만들어 팔아도 됩니다.
출사표를 낸 국내 제약사는 70곳 이상.
보령,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신풍제약 등 다양합니다.
문제는 복제약이다 보니, 똑같은 성분이라 약마다 차별점이 크게 없는 상황.
병원에서는 이미 '영업 경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병원 관계자 : 제네릭 자체가 성분은 동일하니까, 사실 약가(가격)도 거의 비슷할거고요. 결국 영업력이 많이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죠.]
제약사들은 포시가와 다른 계열의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 특허 만료도 목전에 뒀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라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약업계 관계자 : 올해 9월에 시타글립틴 물질 특허가 만료되고, 내년에 이제 리나글립틴, 2025년도에 엠파글리플로진까지 계속 연달아 만료가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포시가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뚫어놓은 시장 거래처들이 후속 제품도 납입할 수 있는 거래처거든요.]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해, 환자들은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이용호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아무래도 약가가 환자들에게 중요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는 제네릭 비율이 많이 올라가긴 할거예요.]
연구·개발(R&D)에 투입돼야 할 비용이 영업 활동에 쓰여 개발에 지장을 주는 일이나, 불법 리베이트 증가 가능성을 막는 건 제약사들의 숙제로 남았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