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오른 하림지주…5년 저평가 굴레 벗어나나

입력 2023-04-21 19:17
수정 2023-04-21 19:26
[앵커]

하림지주 주가가 5년래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저평가 굴레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재편을 통해 그룹의 외형을 키우고, 체질을 개선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건데요.

산업2부 유오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유 기자, 하림지주 주가가 얼마나 오른겁니까?

[기자]

하림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오늘 다소 빠지긴했어도 16,000원대로, 4개월 동안 상승률이 122% 정도 되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서 5년전 주가를 회복했습니다.

[앵커]

사실 지주회사는 주가 움직임이 적어서 시장에서 소외되는 종목이기도 하잖아요. 이렇게 주가가 오르는 배경이 있나요?

[기자]

하림지주의 주가 강세 배경엔 사업구조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이 뒤늦게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닭고기 가공 전문업체인 하림을 모태로 하는 하림지주가 2015년에 STX팬오션을 인수하면서 곡물유통과 해운사업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건데요.

실제 매출 구성을 보면 5년 전엔 닭고기 돈육 비중이 37.2%로 가장 컸다면, 현재는 해운곡물 사업 비중이 43%로 더 커졌습니다.

이 기간 매출과 자산규모도 늘었어요. 매출은 7조에서 13조로, 자산도 7조에서 13조로 늘었습니다.

여기다가 최근 벌크선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인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앵커]

해운업이 최근에 안좋다고 하던데, 벌크선 사업은 상황이 다른가보죠?

[기자]

벌크선은 발틱운임지수(BDI) 영향을 받습니다.

BDI지수는 지난 2월 530p 선까지 떨어졌는데, 최근 1380p 선까지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BDI 지수가 2500p까지 오를 걸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BDI는 석탄이나 곡물을 실어나르는 건화물선의 화물운임과 선박임차료 등을 가중 평균해 나타낸 수치인데, BDI가 오를수록 물동량이 늘어나고 업황도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팬오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 지배구조 개편도 주가 상승의 요인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면서 하림산업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재편한 것은 호재로 꼽힙니다.

하림산업은 하림그룹 숙원 사업인 양재 도시첨단물류센터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하림지주가 산업을 직접 지배하게 되면서 사업 판단과 속도가 빨라질 거란 판단 때문인데요.

양재 도시첨단물류센터는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9만5천㎡에 들어설 첨단 물류단지로 제조와 물류,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져 수도권 물류 수요를 빨아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곳입니다.

현재 서울시 실수요검증위원회 자문 절차를 마친 단계고, 계획대로라면 2027년 강남 노른자 땅에 국내 최초 도시 물류 단지가 들어서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업재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건데, 하림지주가 주주 환원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잖아요?

[기자]

사실 하림지주가 주주친화적인 성격을 가진 회사는 아닙니다. 돈을 벌어도 주주들에게 나눠주기 보단 재투자를 통해 사업을 키우는 걸 선택해 왔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하림지주 1주당 배당수익률을 보면 1.52% 수준입니다. 이마저도 과거 5년과 비교해보면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지난해 국내 지주회사 1주당 평균 배당수익률이 3.8% 정도로 집계됐으니까 이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요.

또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권 정기 예금 금리도 3~4%대 정도로 올랐잖아요. 이 것과 비교해봐도 배당엔 인색한 편입니다.

[앵커]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배당이 적다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에서는 하림그룹에 대해 주주 환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에 대한 특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설령 주주환원책을 강화한다고 해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하림지주 전체 지분의 50%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대주주 배 불리기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도 있기는 한데요.

하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사업 성장 뿐 아니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