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21일 주식과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채권 등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오전 8시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신용융자 신규 매수,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올 들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규 대출을 중단한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영업점 창구와 온라인 모든 매체에 해당하며, 보유 중인 융자, 대출 잔고에 한해선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최근 크게 늘면서 대출 한도를 빠르게 소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20조1,369억 원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올 초 15조 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5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10개 주요 증권사(미래·KB·삼성·키움·NH·대신·유안타·신한·메리츠·하나)는 현재까지 신용 공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빚투가 급증하며 신용 공여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한도 소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신용공여 수준이 높아져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오늘부터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신용 융자 대용 비율을 30∼40%로 내리고, 현금 비중은 5%에서 15%로 상향했다. 현금을 기존보다 넉넉하게 들고 있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KB증권도 신용 공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