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 연구소 유출사고 정황 많다"

입력 2023-04-19 05:3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한 미국 연방 상원이 중국 연구소를 바이러스 유출지로 지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상원 보건위원회가 위촉한 전문가들이 18개월간 중국 정부 문서와 의학 논문,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을 통한 인간전염이 아닌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확실한 물증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들은 "많은 정황증거가 코로나19 사태는 연구소에서 비의도적으로 발생한 유출 사고가 기원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3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정황증거들을 제시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9년 10월 28일부터 같은 해 11월 10일 사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등장 시점이 이보다 수주 이상 늦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연구자가 2019년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 유출설의 무대로 의심받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돌연 생물학적 안전 규칙 강화 조치가 발동됐다.

베이징의 고위 보건 인사가 우한으로 파견됐고,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직원들에 대한 안전 훈련이 실시됐다. 또한 연구소는 각종 안전 장비들을 긴급 구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너구리와 천갑산, 박쥐 등 중국인이 식용으로 거래하는 야생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숙주였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연구소 유출설에 무게를 뒀다.

이 같은 결론은 최근 미국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이 내린 결론과도 일치한다.

다만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 자연발생설에 무게를 두고 있고, 중앙정보국(CIA) 등 2개 정보기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정설이 확립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상원 보건위가 위촉한 전문가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건부 차관보였던 로버트 캐들렉 박사가 이끌었다.

보고서를 공개한 로저 마셜(공화·캔자스) 상원의원은 중국 연구소의 바이러스 유출이라는 결론을 유도한 정황증거에 대해 "형사 법정이라면 유죄 평결을 끌어낼 수 없겠지만, 민사 법정이라면 배심원단을 설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