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경기 전망과 관련, "한국의 경우에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추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DC의 IMF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고 금융 불안의 불씨가 잠재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 및 시장 안정을 위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가별 금년도 경기 흐름에 대한 양상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쉽지 않은 해라는 것에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우에는 지난해 4·4분기부터 금년 상반기까지는 굉장히 어려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이미 말씀드렸는데 상반기를 지나면서 하반기에는 좀 더 나은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제에 대한 IMF 등 유수 기관의 경기 흐름(전망)을 볼 때 금년도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조금 나아질 것이고, 또 금년보다는 내년이 성장률 지표가 훨씬 나은 모습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금융 상황과 관련, "뉴욕 월가나 신용평가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한국의 금융시장, 기관 건전성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다"면서 "그동안 건전성 관련 조치를 지속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제일 강건하고 비금융권도 일부 섹터에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그것이 시장 전반의 불안을 확산시키는 시스템적 리스크로 다가올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 관련, "물가 수준은 최고점인 6.3%에서 서서히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 물가가 4.2%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그래서 우선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 나가는 게 정책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한 IMF 및 WB 총회 분위기를 묻는 말에는 "우선 IMF는 금년도 경제를 굉장히 험난한 회복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많은 국가가 거기에 공감했다"면서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 과정에서 여러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졌으며 물가와 금융 안정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특히 물가 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재정정책, 통화·신용정책을 일관성 있게 가지고 가면서도 금융 불안이 야기될 경우에 신속하고 선제적이면서 충분한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등에 대한 경기 전망에 대해 "유럽은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형태를 보일 것이고 미국은 현재가 워낙 좋기 때문에 아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 지원법 등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 해소 문제와 관련, "IRA 등 통상 현안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양한 채널로 미국과 소통을 해왔다"면서 "그래서 상용차나 배터리 가이던스(지침) 등에서 우리가 우려했던 부분이 상당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관계부처 그리고 업계 등에서 다양한 계기에 우리의 우려 사항 등을 계속 (미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