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판 뒤집힌다…미 전기차 충전도 '들썩'

입력 2023-04-13 19:03
수정 2023-04-13 19:03

예상 보다 강력한 규제에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제품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될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미국 탄소배출 규제 초안 내용부터 짚어주시지요.


이번 규제가 적용되는 시기는 2027년부터 2032년까지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6년까지 제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신차 평균 1마일당 161g입니다.

이번 규제로 2027년부터 연평균 13%씩 단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규제대로라면 완성차 기업들은 최종적으로 2032년 평균 1마일당 82g 기준을 충족시키게 됩니다.

표로 정리해 봤는데,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2023년식 하이브리드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입니다.

전문가들은 '평균 1마일당 82g' 규제에 대해 일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아니면 충족할 수 없는 기준이라고 설명합니다.

미 당국은 이번 정책 효과로 2032년에 미국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소형 차량의 67%, 3.5톤 이상 중형 트럭은 46%까지 전기차(EV)로 전환될 것이란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실상 전기차 비중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살펴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총 5만 8천여 대의 전기차를 팔았습니다. 미국 전체 판매량(147만 대)의 3.9%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더해지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에서만 최종 조립을 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에서 만들어서 미국에서 전기차를 보급하라는 건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2024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조지아 전기차 생산공장 연산 능력이 30만 대 수준입니다.

현대차는 2030년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58%, 기아는 47%로 잡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이 약 150만 대 인데, 여기에 절반만 해도 70만~80만 대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50만 대까지 확장할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지만 그래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합니다.



당초 자동차 업계에서는 2030년 전기차 비중을 20~25% 정도로 내다봤습니다.

충전기 등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미국 정부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 전기차 전환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고 하이브리드 시장에 집중했습니다. 도요차는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파는데, 전기차 비중이 0.2%에 불과합니다.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점유율을 보면, 테슬라를 제외하곤 판매량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를 제외하곤 자동차 업계 1위 도요타, 미국의 포드, GM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정부의 규제에 빠르게 발을 맞춰 간다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030년 미국 신차 판매 규모는 1,800만 대로 예상됩니다. 67%면 1,200만 대죠. 이 차량들을 충전할 충전기 인프라가 함께 공급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우리돈 10조 원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지급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SK와 LG가 미국 충전기 시장에 적극적입니다.

미국에서 초급속 충전기 시장 1위 기업은 SK시그넷입니다. SK가 지난 2021년 약 3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곳입니다.

SK시그넷은 올해 급속충전기를 약 3천 대 미국에 공급할 예정인데요. 올해 목표 물량이 지금까지 설치한 물량(2,500대) 보다 많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GS에너지 등과 손잡고 전기차 충전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BS사업부문에 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해서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