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강력한 배출 가스 규제를 내놨습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성능 기준도 도입했는데, 국내 기업들은 문제 없다는 반응입니다.
이미 북미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몸값은 더 올라갈 전망입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환경 규제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또다시 호재를 만났습니다.
지금보다 10배 이상 전기차를 확대하겠다는 건데, 그만큼 배터리 수요가 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배터리 품질 규제는 현재로서는 문제 없습니다.
배터리 성능을 차량 운행 5년 간 80%, 8년 동안 70% 유지하도록 했는데,
이미 국내 배터리 업체는 8년 간 75~80% 수준에서 운행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수준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고품질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정도입니다.
이번 규제로 더 많은 배터리가 필요한 완성차 업체가 K-배터리를 찾게 될 거란 분석입니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북미 투자를 크게 늘리던 상황.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 혼다 등과 손잡고 7개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고,
SK온은 포드, 현대차 등과 6개 공장을,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1개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가장 많은 공장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실적에 1,000억원 이상이 선반영 됐고,
올해부터 10년 간 총 94조원의 혜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변수는 중국입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한 만큼, 저렴한 보급형 자동차가 대량 양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값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CATL 등 중국 업체들은 IRA를 우회하기 위해 기술만 제공하고, 공장 지분은 미국 회사가 갖는 방식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도 LFP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 앞으로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겁니다. 그래도 NCM이 주도할 겁니다. 에너지 밀도에 한계가 있고, 중국 기반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좋은 그림은 아닙니다.]
배터리 핵심 소재를 만드는 국내 양극재 기업들도 북미 시장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온과 포드, 포스코퓨처엠은 GM과 각각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에 따라 직공급 가능성도 있어 추가 투자가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편집: 김준호, CG: 홍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