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극심한 가뭄탓 콩·옥수수 수확량 급감…가격 상승 압박

입력 2023-04-12 05:11


극심한 가뭄을 겪은 아르헨티나에서 올해 대두 생산량이 이번 세기 들어 가장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농무부(USDA)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2022∼23년도 아르헨티나 대두 생산량을 2천700만t 규모로 예상했다.

이는 1999∼2000년도 2천120만t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의 경우엔 수확량 추정치가 3천700만t으로, 2017∼18년도 3천200만t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농무부는 내다봤다.

앞서 한 달 전 보고서에서의 대두 3천300만t, 옥수수 4천만t보다 예측치를 더 낮춘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두·옥수수 세계 5대 생산국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서 작황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역대급 폭염에 따른 가뭄이다.

올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전례 없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만 놓고 봐도 한여름(12∼2월)에 체감온도 40도를 넘는 날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3월 기온만 놓고 보면 중부 지역에서는 6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라나시온과 텔람통신 등 아르헨티나 언론은 아르헨티나 시장의 객관적 자료를 살필 수 있는 로사리오 곡물거래소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폭염과 가뭄에 따른 곡물 피해를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190억 달러(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한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 감소액은 139억 달러(18조원) 규모로 추정했다.

세계 대두 시장가격 역시 들썩일 조짐이다.

아르헨티나 작황 부진에 더불어 주요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돼지고기 수요 증대를 위해 단백질 사료에 들어가는 콩 수입을 늘릴 수 있어서 가격 상승 압력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 2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대두 선물 가격은 9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세자릿수 물가 상승 등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로서는 '돈줄'인 곡물 생산까지 부진해지면서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발표 때의 2.0%에서 이달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