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저지를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미국이 향후 물가 안정시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초저금리 상황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는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공업 국가들의 금리 수준과 관련,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증가세 둔화 등을 근거로 이같이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야기하지 않는 이른바 중립 금리 수준이 미국의 경우 향후 수십년간 무난하게 1%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향후 금리 수준에 따라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물론 통화·재정정책 등 모든 경제영역이 광범위한 영향을 받게 되며, 금리가 높으면 가계·정부의 대출 비용이 늘어나고 주식의 매력은 줄어드는 반면 채권 선호는 커지게 된다.
IMF는 저금리 상황에서는 채무 위기에 직면한 일부 국가들의 대응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는 한편,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진작책을 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어 통화당국이 향후 경제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 수준으로 낮출 수밖에 없게 되면서 기준금리의 실효 하한이 다시 구속력을 갖게 될 것으로 봤다.
IMF는 녹색경제로의 이행에 따른 중단기적 영향 등으로 인해 중립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이를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고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의 중립 금리도 낮은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IMF의 추정치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분기별 경제전망에 나타난 장기추정치 중간값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다고 전했다.
반면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정부부채 증가, 군비 확장, 녹색경제로의 이행 등을 근거로 미국의 실질 중립 금리가 향후 1.5∼2.0%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IMF보다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