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오늘 기준금리 결정…또 동결 유력

입력 2023-04-11 07:1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1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대 초반으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기 하강, 금융 불안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이날 기준금리가 3.50%로 유지되면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해석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과 전문가들이 동결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포인트(p)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일 텐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와 인상 압박이 많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불안한 경기 상황도 동결 전망의 주요 배경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역성장 탈출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2천만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세계 경제 침체를 경고했고, 미국 지표도 그렇다"며 "지금은 경기 침체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이슈로, 금통위가 이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동결의 명분으로 거론된다.

예상대로 한은이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 미국(4.75∼5.0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