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인사이드]
‘인상 vs. 동결’ 딜레마 직면한 글로벌 중앙은행
한국은행의 선택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지난달 있었던 은행 사태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 움직임이 더욱 복잡해진 모습입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딜레마는 지난주 주요국들의 금리 결정 움직임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호주와 인도는 금리 동결에 나섰지만, 뉴질랜드는 깜짝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죠. 주요 외신 사전 조사에서 빅스텝 의견을 낸 사람이 없었던 만큼 말 그대로 깜짝 금리 인상 결정이었는데요. 우리도 곧 금융통화위원회. 즉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딜레마와, 향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결정을 좌우할 요소는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은행 금통위 전망도 짚어보겠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현재 이번 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금리 인상이냐 혹은 동결이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인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유럽 경기 침체 가능성 감소, 미국 노동 시장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동결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지난 달 있었던 은행 사태로 신용 경색이 심해지고, 이에 따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종합해보면 결국 인플레이션 우려는 금리 인상 주장을, 경기 둔화 가능성은 동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역시 대담에서 이런 딜레마를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발언.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시죠.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발언 확인해보고 왔는데요.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낸 사례는 바로 지난주 호주와 뉴질랜드의 결정인데요. 앞서도 언급했듯 인플레이션율이 비슷한 상황에서 호주는 동결을. 뉴질랜드는 깜짝 빅스텝 즉 50bp 금리 인상을 결정했죠. 따라서 블룸버그는 이런 결정 차별화가 현재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은행의 결정도 짚어볼까요.
일단 호주는 이번에 기준금리 동결에 나서며 기준 금리를 3.6%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앞서 G7 국가 중 캐나다가 가장 먼저 기준금리 동결에 나선 바 있는데, 호주가 이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금리 인상 중단에 나선 모습이고요. 지난해 5월부터 약 10차례나 이어진 금리 인상이 1년 반 만에 멈췄습니다. 관련해서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의 영향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전망을 평가할 시간을 갖기 위해 금리 동결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도 있다며 긴축 여지를 남겨뒀는데요.
반면 뉴질랜드, 인플레이션 잡기를 강조하며 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섭니다. 따라서 뉴질랜드의 기준 금리는 2월의 4.75%에서 5.25%로 올라오게 됩니다. 시장에서는 25bp 금리 인상을 예상했는데, 예상을 깨고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거죠.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수요가 계속 공급을 크게 앞서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호주와 뉴질랜드. 인플레이션율에 있어서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이는데, 왜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은 달랐을까요. 블룸버그는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며, 뉴질랜드와 호주의 경제 상황은 다르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단 호주의 경우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임금 상승세가 3.3%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뉴질랜드는 임금 상승세가 8% 이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호주는 아직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아마 호주 중앙은행이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돼도 경제는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봤는데요. 잠시 멈추고 긴축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소화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그럴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결국 단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라 케이스 별로 다를 수도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연준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30%, 베이비스텝 가능성은 70%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 해당 비율이 50대 50이었던 것과는 좀 비교되는데요. 노동지표 발표와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상향 조정에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올라간 겁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아직 5월 금리 인상 전망을 단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는데요. 이번 주에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비롯해 은행 사태가 신용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궁금한 건 한국은행의 움직임이죠.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요. 외신들은 4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우세하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블룸버그는 부동산 시장 불안, 무역 둔화가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고요. 또, 인플레이션 역시 4%대로 내려온 만큼 한국은행이 이번에, 동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딜레마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시죠.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