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정자교 보행로가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쳐 시민들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붕괴 원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 등에 따르면 분당구가 가장 최근인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3개월간 관내 교량 18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점검에서 정자교는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으로 '양호' 판정을 받았다.
정자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년에 한 차례 정밀점검, 반년에 한 차례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는 시설물이다.
정자교에 대한 정밀점검은 2021년 이뤄졌으며, 당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정밀점검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이뤄진 정기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건설된 지 30년(1993년 건설)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이날 붕괴 사고가 교량 하부를 지나는 지름 20㎝짜리 상수도관 파열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일단 무게를 두고 있다.
교량 하부에 매달려 지나가는 형태의 이 상수도관은 현재 파열된 상태이다. 하지만 보행로 붕괴 전 파열된 것인지, 붕괴의 영향으로 파열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분당구 관계자는 "상수도관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수도관이 먼저 파열됐다면) 수압으로 인해 교량 구조물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수도관 파열과 보행로 붕괴 중 어느 것이 먼저 발생했는지는 추후 조사를 해 봐야 확인될 전망이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지반이 약화해 교량 구조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일부에서 거론된다.
사고 당시 주변에서 공사를 하거나 하는 등의 특이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사고 원인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했을 수도 있고, 30년 전 지어진 교량인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하중 초과 차량이 자주 오가거나 부식이 누적되면서 붕괴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또 상수도관 파열 등 제기되는 다른 추측이 사고 원인일 수도 있는 만큼 현재로선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를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상수도관 파열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고 직후 SNS 등에 올라온 "분당 정자교 인근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인도가 붕괴했다"는 목격담 등과 관련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밤부터 성남지역에 비가 내렸지만, 교량 밑 탄천이 불어난 정도는 아니다"라며 "현장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진찬 경기 성남시 부시장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 "성남에 탄천을 중심으로 24개의 다리가 있는데, 다른 곳에서 추가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