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을 겪던 위성 발사업체 버진 오빗(Virgin Orbit)이 결국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진 오빗은 이날 미 델라웨어주(州)에 위치한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1'에 명시된 파산보호는 기업의 채무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절차다. 한국의 법정관리와는 달리 해당 기업 대표가 경영권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
댄 하트 버진 오빗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국 사업을 위해 최선의 조처를 하게 됐다"면서 파산보호 신청 사실을 알렸다.
하트 CEO는 "우리 팀이 개발한 최첨단 발사 기술은 충분히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기업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버진 오빗은 '괴짜 억만장자'로 알려진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설립한 위성 발사업체다. 2017년 우주 관광 기업 버진갤럭틱에서 분사했다.
이 회사가 무너진 것은 3년 전부터 시도한 공중 위성 발사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버진 오빗은 2020년부터 개조한 보잉 747기를 이용해 3만5천∼4만5천 피트(약 1만700m∼1만3천700m) 상공에서 인공위성이 탑재된 로켓을 쏘아 올려 위성을 우주 궤도로 보내는 기술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실제 발사 횟수는 6차례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2차례는 실패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영국 콘월에서 소형 인공위성 9개를 지구 저궤도(LEO)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한 것을 계기로 투자자 다수가 완전히 등을 돌렸고, 이는 추가 자금 조달 실패로 이어졌다.
버진 오빗은 지난달 16일 이미 영업을 일시 정지하고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통보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