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플러스’(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발표해 유가가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은 공매도 세력 제거를 위함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산유국들은 3월 20일 브렌트유가 15개월 최저치로 떨어졌을 때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사우디는 공매도 세력이 여전히 그들에게 가할 수 있는 고통을 상기했기 때문에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는 OPEC+의 깜짝 감산 소식에 약 일 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는 지난달 중순부 2021년 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약 25% 급등했다.
삭소 뱅크의 전략가 제시카 아미르는 “공급 삭감으로 인해 공매도 세력은 곤경에 빠졌다”며 “미국 셰일 시추업체들이 이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지만 생산 확대가 감축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원유 공매도 세력에 대한 우려가 이번 감산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의 갑작스러운 공급 감소는 세계 원유 시장의 눈을 멀게 해 많은 은행들이 가격 예측을 높이도록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월가 은행들은 이번 OPEC+ 결정으로 유가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감산 발표 이후 노트에서 “(10월 감산과 달리) 글로벌 석유 수요의 모멘텀은 강력한 중국 회복으로 하락한 것이 아니라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올해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5달러에서 95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간스탠리는 “중국의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뒤처지며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를 거슬렀다. 씨티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빠르게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