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전역은 여전히 암흑 상태지만 평양과 일부 산업단지 주변은 과거에 비해 다소 밝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와 함께 3일 서울 중구 통일과나눔 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찍은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 센터 연구원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3년까지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의 야간 모습엔 큰 변화가 없지만, 2015년과 비교해 2021년엔 평양 주변이 더 밝아졌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 중인 평양시 사동구역과 화성지구 아파트 단지 주변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야간 조명이 밝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른바 '백두혈통의 뿌리'로 중요시하는 삼지연시 역시 2014년에는 매우 어두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밝아졌다고 윌리엄스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 역시 삼지연과 주변 도시들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이 진행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평양 인근 순천을 비롯해 함흥, 룡성, 남포 등 산업단지의 경우에는 도심보다 오히려 야간 조명이 더 밝았다. 밤에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은 컨테이너 부두가 야간에도 계속 운영 중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38노스는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중 전력망을 운영한다"며 "공장과 군대는 전력을 공급받지만, 가정은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밝아진 곳은 대규모 산업단지와 주택건설 현장 등 김정은의 우선 개발 프로젝트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탈북민 인터뷰 등으로 판단해보면 북한의 전반적인 전력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 시내에는 하루에 6∼8시간 정도 전력공급이 되지만 국경 지역 주민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 메시지를 들어야 하는 1월 1일 하루에만 전력이 공급된다고 증언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38노스는 북한의 야간 이미지는 미얀마 등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하더라도 여전히 어두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38노스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등 군사시설에 대해서도 분석했지만, "야간 조명이 특별히 밝지는 않았다"며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38노스는 전날 영변의 주요 핵시설에서 강한 활동이 포착됐다며 실험용 경수로(ELWR)가 거의 완성돼 작동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는 활동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기자회견에서 "실험용 경수로의 냉각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상황으로 보이지만 정식 가동이 임박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타운 연구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상황을 볼 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핵무기 대량생산을 언급한 점으로 볼 때 핵실험 단계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