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5번 총선 치른 불가리아...우크라 전쟁으로 정치분열 심화

입력 2023-04-02 18:4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으로 정치적 분열이 심화한 불가리아에서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불가리아에서는 지난 2년간 이미 4번의 총선을 치른 바 있다.

2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불가리아 전역에 설치된 1만2천여개 투표소에서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약 66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이번 총선에는 14개 정당과 7개 정치연합이 4천566명의 후보자를 내고 경쟁한다.

EU 회원국 중 가장 부패한 국가로 꼽히는 불가리아에서는 3년 전 강력한 반부패 시위 끝에 2021년 보이코 보리소프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정치적 분열이 심해지면서 4차례나 총선을 치렀지만, 안정적인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이번 총선 결과도 이전 총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리소프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발전시민당(GERB)과 키릴 페트코프 전 총리가 주도하는 개혁 성향의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PP)가 각각 25%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다만, PP는 최근 '민주 불가리아'라는 군소 우파 정치연합과 연대해 이번 총선에서 우파의 표를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가리아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지만,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러시아와 가깝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가리아 친러시아 정당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정치적 분열을 한층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해온 극우성향 부흥당(vazrazhdane party)의 최근 지지율은 13% 안팎으로 지난해 10월 총선 당시의 10%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유권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한층 악화한 경제난 등 민생고 해소를 정치권에 주문하고 있다.

유권자 실비아 라도에바는 "이제 정치인들이 연대해 미친 듯이 뛰는 물가와 빈곤 등 일상의 문제들에 대응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