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린 비대면 혁신…'화상투약기' 사용해 봤습니다

입력 2023-03-31 19:24
수정 2023-03-31 19:24

늦은밤 공휴일, 급하게 약이 필요할 때 손쉽게 약사와 상담해 약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난 2012년 개발됐지만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비대면 혁신 기술이 어젯밤 본격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약사와 상담을 하고 약을 구입합니다.

찬반 논란이 뜨거워 10년도 넘게 쓰이지 못한 원격 화상투약기입니다.

대한약사회가 안전 문제·약국 말살 등의 이유로 반대해 그 동안 시행이 어려웠지만, 어젯밤 전국의 7개 약국에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6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정부가 화상투약기 규제특례 과제를 승인한 데 따른 겁니다.

해당 화상투약기는 감기약같은 일반의약품부터 숙취해소제, 임신테스터기까지 50여개 품목을 제공합니다.

지금 시각은 밤 11시인데요, 이렇게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화상투약기가 운영됩니다.

직접 화상투약기를 사용해, 약사에게 몸이 가렵고 재채기가 난다며 알레르기 증상을 설명해봤습니다.

[화상투약기 상담 약사 : 약이 보이십니까?(네, 보여요). A라는 약은 항히스타민제인데, 하루에 한 번 먹는 약이거든요….]

소식을 듣고 찾아와 화상투약기를 사용하는 시민도 보였습니다.

[박현성 / 서울 동작구 :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니까, 약이 급하게 필요할 때 그때는 약국이 항상 문을 닫아서...이런 시스템이 많이 보급되면(좋겠습니다).]

화상투약기를 개발한 쓰리알코리아의 박인술 대표(약사)는 편의점과 비교했을 때 품목이 더 많고, 약사가 상담해 약을 추천하며, 기기가 일정 온도로 관리돼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박인술 대표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이 더이상 사장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박인술 / 쓰리알코리아 대표 : (시작이) 반갑기는 하지만 많이 늦은 감이 있고, 지금도 저희들이 설치하거나 설치 준비 중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이런걸 왜 이제 하느냐'… 뛰어난 기술이나 서비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게 안되는 게 결국은 이익단체와 규제 때문이죠. 규제의 형식이 결국은 국민을 위한 게 아니고 이익집단을 위한 것이면 결국 피해보는 건 국민이 되는거죠.]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영상촬영: 김영석·이민주, 영상편집:김정은, CG:신현호